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드라마 구조로 본 섹스앤더시티의 매력 (서사, 캐릭터, 구도)

by seokdoma 님의 블로그 2025. 3. 29.

1998년 HBO에서 첫 방송된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는 당시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구성과 캐릭터 설정, 그리고 파격적인 연출로 엄청난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4명의 여성들이 연애와 섹스를 이야기하는 가벼운 시트콤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정교한 서사 구조, 입체적인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내러티브 구도를 통해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드라마가 어떤 구조적 강점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는지, 이야기 전개 방식과 캐릭터 구축, 시각적·연출적 구도의 매력까지 깊이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섹스 앤 더 시티 포스터

서사: 일상의 리듬을 가진 연애 심리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의 기본 서사는 캐리 브래드쇼라는 작가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그녀는 뉴욕에서 연애 칼럼을 쓰는 작가이자, 이 드라마의 화자입니다. 에피소드마다 캐리는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왜 우리는 나쁜 남자에게 끌릴까?”, “우리는 정말 사랑을 믿는가?” 같은 질문은 단순한 화두가 아니라 각 회차의 전체 구조를 지배하는 핵심 메시지로 기능하죠. 이 구조는 시청자들에게 매우 익숙하고 친근한 접근 방식을 제공합니다. 매 에피소드는 독립적인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전체 시즌을 통틀어 보면 인물들의 관계성과 감정선이 점진적으로 진화합니다. ‘연애의 순간들’을 다루되, 그 속에서 인물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흐름이 서사에 일관성을 부여합니다. 또한 이 드라마는 '사건 중심'보다 '감정 중심'의 서사에 무게를 둡니다.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위기를 강조하기보다는, 아주 일상적인 연애와 우정, 직장, 가족 관계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어떤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지에 집중합니다. 이 방식은 시청자들이 각 인물에게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만들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서사의 또 다른 특징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현실성을 담보하는 방식입니다. 인물들의 나이, 커리어, 사랑의 흐름이 시즌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특히 후반 시즌으로 갈수록 '결혼', '이혼', '출산', '커리어의 전환' 등 보다 삶의 현실에 가까운 소재로 깊이를 더합니다. 이는 단순한 로맨스 코미디를 넘어선, 한 여성의 인생 서사로서의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캐릭터: 4인 4색의 정교한 인물 구축

‘섹스앤더시티’가 성공한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네 명의 주인공이 모두 분명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외형적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 가치관, 연애 스타일, 커리어 지향점 등이 모두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충돌을 만들고, 그 충돌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 됩니다. - 캐리 브래드쇼: 감성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작가. 사랑에 낭만을 품고 있으나, 동시에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 샬럿 요크: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여성.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상이 현실과 충돌하면서 내면의 변화를 겪습니다. - 미란다 홉스: 현실주의자이자 커리어우먼. 연애보다는 자기계발과 자율성에 가치를 두지만, 점차 헌신의 필요를 받아들입니다. - 사만다 존스: 자유롭고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PR 전문가. 성적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진 상징적 캐릭터입니다. 이들의 다양성은 시청자들에게 각자의 인생을 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깊은 몰입을 가능하게 합니다.

 

구도: 시각적 구성과 내러티브 연출의 조화

‘섹스앤더시티’는 스토리와 캐릭터 외에도, 화면 구도, 색감, 공간 배치 등 시각적 연출에서도 뛰어났습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활용한 다양한 장면들은 각 인물의 감정과 스토리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주며, 패션과 조명, 공간 연출은 매회 하나의 시각적 스토리처럼 구성되었습니다. 각 인물의 공간 연출 또한 매우 상징적입니다. 캐리의 감성적이고 빈티지한 아파트, 미란다의 기능적이고 현대적인 공간, 샬럿의 클래식한 인테리어, 사만다의 세련되고 화려한 공간은 그 자체로 인물의 내면을 드러냅니다. 시각적 요소는 이처럼 캐릭터와 서사를 시청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장면 구성에서는 클로즈업, 시점 이동, 배경 흐림 등 다양한 촬영 기법이 인물 간의 감정선을 강조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대사 외에도 시각적 정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효과를 냈습니다.

 

‘섹스앤더시티’는 정교한 서사, 입체적인 캐릭터, 그리고 감각적인 연출이라는 삼박자가 완성된 드라마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공감되는 이야기와 매력적인 구조는 우리가 왜 여전히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다시 한 번 그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