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정치적 갈등과 드라마틱한 전개만큼이나 방대한 세계관 속의 ‘장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웨스테로스 각지의 성채, 해협을 낀 섬, 드래곤의 고향 등 각 지역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서 가문의 권위, 상징성, 이야기의 긴장감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드래곤스톤, 킹스랜딩, 하이타이드와 같은 주요 지역은 시즌1의 서사와 인물 갈등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무대이자 실제 촬영지로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주요 지역들을 장소적 특징, 상징성, 그리고 실제 촬영지 중심으로 비교 분석해보겠습니다.
드래곤스톤 – 용의 땅, 반역과 정통성의 교차점
장소특징
드래곤스톤은 웨스테로스 동부 바닷가에 위치한 화산섬이자 요새입니다. 화산지형 덕분에 독특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지니며, 검은 벽돌과 드래곤 형상의 장식으로 유명합니다. 바위로 만들어진 듯한 건축 양식은 고대 발리리아의 전통을 반영하고 있으며, 드래곤을 키우기 적합한 지형과 기후로 인해 타르가르옌 가문의 중심 거점이 되었습니다.
상징성
드래곤스톤은 타르가르옌 왕가의 첫 웨스테로스 거점이자, 정복 전쟁 이전부터 거주하던 유일한 발리리아 후손의 땅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성채를 넘어서 ‘정통성의 기원’을 상징합니다. 비세리스 1세 사후, 레이니라가 드래곤스톤에서 왕위를 선포하면서, 이 지역은 '반란'과 '정통성 주장'이 충돌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습니다. 블랙파 진영의 본거지로서 시즌1 후반부에서는 레이니라의 전략 거점이자 전쟁의 출발점이 됩니다.
촬영지
드래곤스톤은 실제로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가스텔루가체(San Juan de Gaztelugatxe)’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해안 절벽 위에 세워진 수도원과 구불구불한 계단이 드래곤스톤의 외관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CG와 결합하여 판타지 세계의 분위기를 극대화합니다. 이곳은 ‘왕좌의 게임’에서도 대너리스가 처음 상륙하는 장소로 등장하여, 팬들에게 매우 익숙한 지역입니다.
킹스랜딩 – 권력의 중심, 정치와 음모의 무대
장소특징
킹스랜딩은 웨스테로스의 수도이자 철왕좌가 있는 도시입니다. 웨스테로스의 정치, 종교, 경제의 중심지로, 붉은 성(Red Keep)과 대성당, 칠신교 신전 등 다양한 상징물이 존재합니다. 도시 내부는 중세 유럽식 도시국가처럼 구성되어 있으며, 귀족과 평민, 종교 세력이 혼재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징성
킹스랜딩은 철왕좌가 위치한 장소로, 곧 ‘왕권의 상징’입니다. 누구든지 이 도시에 입성하고 왕좌에 앉는다는 것은 공식적인 정통성을 획득하는 행위로 간주됩니다. 시즌1 후반, 에이건 2세가 이곳에서 급히 대관식을 진행하며 레이니라를 견제하는 장면은 킹스랜딩의 정치적 무게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권력, 배신, 음모가 끊이지 않는 공간으로 묘사되며, 시청자에게는 항상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장소입니다.
촬영지
킹스랜딩의 주요 장면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Dubrovnik)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 도시는 중세 성벽과 붉은 지붕, 해안 도시 특유의 장엄한 분위기로 인해, 웨스테로스의 수도로서 매우 설득력 있는 배경이 됩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먼저 등장한 후,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서도 킹스랜딩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며 시리즈 간의 연결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이타이드 – 벨라리온의 요새, 해상권력의 상징
장소특징
하이타이드는 벨라리온 가문의 본거지로, 드리프트마크(Driftmark) 섬 위에 세워진 요새입니다. 웨스테로스에서 가장 강력한 해군력을 가진 가문답게, 항구와 무역의 중심지로 설계되어 있으며, 드래곤스톤 인근에 위치해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상징성
하이타이드는 단순한 귀족의 영지가 아니라, ‘바다의 왕’ 코리스 벨라리온이 구축한 해상제국의 상징입니다. 막대한 부와 무역 노선을 바탕으로 정치적으로도 막강한 힘을 지니며, 벨라리온 가문이 타르가르옌 가문과 혼인 동맹을 맺는 배경이 됩니다. 레이니라와 레이노어의 결혼식이 이곳에서 열리며, 이후 블랙파의 중간 거점으로 활용됩니다. 바다의 상징성과 무역을 통한 권력이 한눈에 드러나는 공간입니다.
촬영지
하이타이드의 주요 외경은 영국 콘월(Cornwall) 지역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세인트 마이클스 마운트(St Michael’s Mount)는 하이타이드의 외부 섬 풍경을 구현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조수 간만에 따라 드러나는 길과 섬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이 장소는 시즌1의 시각적 완성도를 크게 높인 주요 배경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단순한 스토리 중심의 드라마가 아닙니다. 각 지역은 캐릭터의 입장, 정치적 대립, 역사적 의미를 함축하는 ‘배경 이상의 공간’으로 작용합니다. 드래곤스톤은 반란과 정통성의 충돌 지점, 킹스랜딩은 권력과 음모의 상징, 하이타이드는 해상권력과 혼인의 전략 거점입니다. 또한 실제 촬영지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웨스테로스 세계를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시즌2를 기다리며 이들 지역에 담긴 의미를 다시 되짚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