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하우스 오브 드래곤(House of the Dragon)'은 조지 R.R. 마틴의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왕좌의 게임 프리퀄 시리즈입니다. 본 시리즈는 ‘용들의 춤(Dance of the Dragons)’이라 불리는 타르가르옌 가문의 내전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내전은 웨스테로스 전체를 뒤흔든 대규모 권력 싸움으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복잡한 캐릭터들과 사건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역사적, 정치적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세계관 속 시대적 배경, 왕좌 계승 문제, 그리고 정치 구도에 대해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시대 - 웨스테로스 역사 속 타르가르옌 시대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왕좌의 게임'보다 약 200년 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타르가르옌 가문이 웨스테로스를 통치하던 황금기 중 하나로, 드래곤이 여전히 존재하고 왕실 권위가 절정에 달해 있던 시점입니다. 타르가르옌 가문은 본래 발리리아 출신으로, 발리리아 제국의 멸망을 피해 드래곤스톤 섬으로 이주한 몇 안 되는 귀족 가문 중 하나였습니다. 그 후 아에곤 정복자(Aegon the Conqueror)가 드래곤과 함께 웨스테로스를 통일하며 철왕좌를 세우고 타르가르옌 왕조가 시작됩니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그로부터 약 100년 후, 비세리스 1세의 통치 시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시기는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승 문제와 귀족 간 갈등이 점점 표면화되던 때였습니다. 드래곤은 왕권의 상징이자 무력의 핵심이었으며, 이를 보유한 가문은 그 자체로 정치적 파워를 가졌습니다. 드래곤 수가 많았던 이 시기야말로 타르가르옌 가문이 가장 막강했던 시대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내부 분열로 인해 점차 쇠퇴해 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왕좌 계승 - 전통과 혁신의 충돌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중심 갈등 중 하나는 바로 왕위 계승 문제입니다. 타르가르옌 가문은 통상적으로 남성 우선 계승제를 따랐지만, 몇몇 군주들은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여성 후계자를 지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계승 원칙과 충돌하며 귀족들의 불만과 갈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비세리스 1세는 본인의 첫 아내와의 사이에서 딸 레이니라만을 두고 있었기에, 그녀를 후계자로 공식 선언하게 됩니다. 이는 최초의 여성 계승자로서 큰 의미를 가지지만, 많은 귀족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는데, 비세리스가 알리센 하이타워와 재혼하고 아들 에이건 2세를 낳으면서 후계 구도가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귀족들은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뉩니다. 레이니라를 지지하는 ‘블랙’ 진영과 에이건 2세를 지지하는 ‘그린’ 진영으로, 양측은 왕실의 정통성과 계승권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벌이게 됩니다. 이 갈등은 결국 피의 내전인 ‘용들의 춤’으로 발전하게 되고, 타르가르옌 가문은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을 겪게 됩니다. 왕좌 계승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욕망 문제가 아니라, 웨스테로스 전체의 질서와 전통, 권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사건으로서, 드라마 전체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계승권 분쟁은 현대의 정치적 갈등이나 조직 내 권력 싸움과도 유사한 맥락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정치 - 하이타워, 벨라리온, 스트롱 가문 간 권력 균형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서 전개되는 정치적 갈등은 왕실 내부뿐 아니라, 주요 귀족 가문 간의 세력 다툼으로도 확장됩니다. 이 시기의 웨스테로스는 단순히 왕이 절대 권력을 가진 구조가 아니라, 각 지역의 유력 가문들이 일정한 자율성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봉건 체제입니다. 따라서 왕좌 계승과 관련된 정치적 선택은 곧 각 가문의 생존과 연결되며, 전면적인 정치게임이 벌어지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하이타워 가문은 비세리스 1세의 왕비인 알리센의 가문으로, 종교와 학문, 행정력을 장악한 오랜 귀족 집안입니다. 알리센의 아버지 오토 하이타워는 세손 시절부터 비세리스를 정치적으로 보좌했으며, 왕실의 권력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손꼽히는 정치 전략가로, 아들 에이건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웁니다. 벨라리온 가문은 바닷길을 지배하는 해상 세력으로, 드래곤스톤과의 혼인을 통해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리스 벨라리온은 레이니라의 외가 쪽 혈통을 통해 후계 구도에 개입하며, 블랙 진영의 핵심 인물로 활약합니다. 벨라리온 가문은 막강한 해군과 재정력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전쟁의 승패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스트롱 가문은 중립적인 척하지만, 실상은 왕실 권력을 장악하려는 야심을 지닌 세력입니다. 특히 라리스를 중심으로 한 정보력과 조종 능력은 하이타워 못지않게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합니다. 그는 은밀한 암살과 협박, 음모를 통해 정치 지형을 바꾸며, 드라마의 음지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정치적 구도는 단순히 주인공들의 개인사로만 설명할 수 없으며, 여러 가문 간의 이해관계와 권력 투쟁이 얽힌 복합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복잡한 정치 환경은 드라마의 몰입감을 극대화시키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히 줄거리만 보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타르가르옌 가문이 지배하던 시대의 역사적 배경, 남녀 계승 문제로 인한 전통과 갈등, 그리고 주요 귀족 가문들이 얽힌 정치 구도 등은 시즌1의 전개와 향후 시즌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인간의 권력욕과 정치적 갈등을 치밀하게 묘사하는 작품입니다. 앞으로 시즌2를 보다 깊이 있게 감상하기 위해, 위에서 소개한 배경지식을 꼭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